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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코리아 기자간담회 다녀왔습니다!

JMHendrix 2009. 4. 22. 18:12

앞서 'news'에 포스팅했듯, 오늘(4월 22일) 구글코리아의 1분기를 결산하는 기자간담회가 역삼역 강남파이낸스 빌딩 22층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열렸습니다. 기자 생활 관둔지 4개월이 다 되어가지만, 구글의 프레스리스트에 제가 들어있던 관계로 이렇게 초청받게 됐네요. 나눠준 방문객 출입증에는 '웹마당'이라고 찍혀있어서 괜히 '옛 생각'이 났습니다.
(예전 저를 포함한) 기자들이 뭐 다 그렇죠. 10시 반에 시작하기로 했던 간담회는 10시 40분에야 제대로 시작했습니다. 뭐 그래도 이정도면 준수합니다. 다른 기자간담회는 애초에 사람들을 10시 반에 오라고 해놓고 11시에 정식으로 시작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인사말과 함께, 간담회의 첫번째 포문은 구글 코리아 이원진 대표기 열었습니다. 이대표는 주로 지난 2008년에 구글코리아가 한 일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구글의 기본인 검색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라는 게 전체적인 요지였습니다. 구글코리아의 로컬라이징에서도, 기본적인 정책을 거르스지 않는 한에서 많은 배려를 했다고 합니다. 
 

이원진 대표에 이어, 조원규 R&D 센터 사장은 구글코리아가 이룩한 일들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줬습니다. 
주제별 검색과 Q&A검색, 사전 검색 기능은 한국 사용자들을 위해 한국 개발팀이 주도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중 몇몇은 전 세계 서비스도 생각하고 있다고 하네요. 위의 그림은 사전 검색 서비스를 예로 든 것인데요, 데이터베이스가 자체 학습을 하기 때문에 올바른 단어가 아니라 신조어나 약어같은 것들도 정확히 찾아준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대중교통이나 보행자들을 위한 지도 서비스도 런칭했는데요. 다른 것과 다른 점이라면, 지하철과 버스 시간까지 고려해 자신이 가고자 하는 목적지로 가는 기능을 검색해준다고 하네요. 
30분 정도 구글코리아의 작년 실적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설명을 들은 후, Q&A 섹션이 이어졌습니다. 보통, 질문 시간에는 고요함을 유지하던 일반적 IT 기자간담회와는 달리, 현재 YouTube에 대한 구글의 입장 표명인 때문인지 질문 공세가 이어졌습니다. 
준비해온 답 외에는 '글쎄요?'만을 남발하는 애플이나, 엉뚱한 소리만 지껄여대는 여타 다른 기업의 간담회와는 달리, 소신있고 일관적인 답변을 하는 구글의 이원진 사장과 조원규 사장의 포스는 그야말로 '캐간지' 더군요. 


제가 설명을 하는 것보다는, 현장에서 나온 질문들을 한번 그대로 옮겨 보는 것이 나을 듯 싶습니다. 지금부터는 Q&A 섹션에서 눈에 띄었던 질문들을 직접 정리해 보겠습니다. 나온 질문들 중, 현재 사태에 대한 것들만 추려낸 것입니다. 

**신문 기자: 최근 방통위와 마찰이 있었는데, 이 문제는 잘 해결됐는가?


구글코리아: 방통위와는 연락을 취했고, 방통위 측에서도 '현재 제한조치할 서비스가 없어진 셈이기 때문에 법적 처리 대상은 아니다'라는 답을 받았다. 

구글의 창업이념과 마찬가지로, 구글은 사용자의 입장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이는 한국에서도 다르지 않다. 그렇다고 한국 현지 법을 지키지 않겠다는 말은 아니다. 한국 국적일 경우 업로드를 제한하고 게시판을 없앤 것은 한국과 한판 떠보겠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것은 구글의 창업이념을 해치지 않으면서 한국 현지법을 지키기 위한 조치였다. 



&&일보 기자: 만약 한국 수사기관에서 GMail 사용자의 이메일 내용이나 개인 정보 등을 요청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구글코리아:인터넷 매체에 오프라인법을 적용시키는 것은 굉장히 조심스러운 일이다. 법적인 측면이라면, 인터넷은 장벽이 없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해당 국가의 법에 저촉을 받는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Gmail은 정확히는 한국에서 런칭이 안된 제품이고, 전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이다. 때문에 한국법 적용이 굉장히 애매하다. 따라서 사용자 정보나 내용을 요청받을 경우에는 한국의 '법적' 근거도 중요하지만 '도덕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구글의 입장이다. 그러나, 지금 이 자리에 법무팀 인원이 없기때문에 딱 잘라 말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이 문제는 법무팀과 의논해 본 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것이다. 


&&일보 기자: 구체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후 검찰이 요구를 했을 경우는 어떠한가?


구글코리아: 기본적으로, 앞의 답변과 같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것이 그 나라 국가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라면 법적으로 따라야 하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도덕적 고려를 해야 한다.

작년에 GMail과 관련해 사용자 정보 관련, 내용 관련으로 총 10건 정도의 문의가 왔었다. 하지만, GMail의 경우라면 그런 것을 꼭 제공해야 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이 역시 조심스러운 부분이기 때문에 법무팀과의 의논이 필요한분이다. 



$$매체 기자: 구글코리아가 한국의 법 규제를 따르는데 있어, 한국에 서버를 두고 있느냐 아니냐를 고려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서비스자체는 한국 로컬라이징을 시키면서 법을 피해가는 느낌이 든다. 


구글코리아: 구글에서는 과연 어디까지가 한국법의 적용 대상인가를 서버 위치 이상으로 고려하고 있다. 지도 등 일부서비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외국서버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구글이 정의하고 있는 '현지법 적용'에 의하면, 서버 유무도 중요하지만, 서비스의 대상이 한국 사람들을 위한 것이 주를 이룬다면 한국 법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지도서비스만 한국 외주업체 서버에서 서비스중이며, 구글이 한국 현지법을 어긴 적은 한 번도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 매체 기자: 인터페이스도 한국어이고 광고도 한국 광고인데 이렇게 글로벌라이제이션만을 주장하는 것은 좀 눈속임이 아닌가 싶다.


구글코리아: 한국 광고가 나간다고 반드시 한국에 맞춤형인 서비스라고 볼 수는 없다. 한국의 광고가 외국의 구글 사용자에게 뜨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으니까. 예를 들어, 한국 광고중 불어가 들어간 것은 프랑스 구글사용자에게도 자주 노출된다. 

각 나라의 언어를 지원하는 것은 로컬라이징이 아닌 글로벌라이징을 위한 것이다. 중국사람이 전세계에 있는데, 미국에 있는 중국 사용자나 독일에 있는 중국 사용자나 모두 중국어 인터페이스가 필요할 것 아닌가? 이걸 로컬라이징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



??매체 기자: 왜 굳이 구글이 한국에서까지 제한적 실명제 도입에 반기를 드는 것인가?


구글코리아: 한적 실명제를 통해 인터넷 사용자가 혜택을 받는 것은 없다는 생각이다. 한국시장을 위해 개발한 제품들은 현지법을 따르겠지만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라면, 구글코리아는 앞으로도 YouTube와 같은 결정을 할 것이다. 



??매체 기자: 제한적 실명제가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판단 근거인가?


구글코리아: 사용자를 위한 결정을 한다는 것은 회사 창업시부터 지켜온 내용이다. 구글은 인터넷 회사이다. 구글은 인터넷으로 사용자가 혜택을 볼 수 있는 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의 가장 큰 장점은 벽이 없고, 누구나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며 그에 대한 피드백들이 부딛혀 시너지를 내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이런 부딪침이 많을 수록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려면 엄청난 돈이 들지만,터넷에서는 100만명이 모여도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 그러나, 실명제는 이러한 인터넷의 장점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실명제가 해가 된다고 구글이 판단한 것이다.



**방송 기자: 이번 YouTube 서비스 관련 결정은, 편법으로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차라리 IP 필터링을 하거나 했으면 이런 문제가 없지 않았을까? 한국 정부의 제한적 실명제 정책의 근간을 흔드는 것일지도 모르는데, 정부측과 대화나 협의를 하지는 않았나?


구글코리아: 먼저, 구글은 전세계 어디서도 IP 블로킹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한국 사용자 뿐만 아니라 그 누구라도 전 세계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유튜브의 결정에 대해서 우리는 '법을 지키려 했기 때문에' 이렇게 결정한 것이다. 우리의 결정이 한국 법에 저촉된 것이라면, 한국 정부와 어떠한 대화 채널을 구성해 조정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구글코리아가 한국 법을 지키고 있는데 굳이 정부와 대화할 필요는 없다.



**매체 기자: 중국에서는 검색어 필터링 같은 류의 제한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에서만 유독 이러는것은 좀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 아닌가?


구글코리아: 비교 대상이 잘못된 것 같다. 이번 YouTube 관련 사건과 중국의 검색어 필터링에 관한 건은 성격 자체가 다르다. 한국에서 성인 검색어를 제한하는 것에 대한 것과 비교한다면 모를까...



^^매체 기자: 한국 이외의 다른 국가에서처럼 YouTube 업로드를 제한한 적은 있었나?


구글코리아: 없었다. 


이정도로 Q&A 섹션은 정리됐습니다. 왠지 기자들이 하는 질문들이 좀 코미디스러운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뭐 저라고 취재한다면 별다를건 없었겠죠. '역시 구글!'이라는 생각은 들지만서도, 제가 한국 사용자라는게 왠지 서글퍼지는 시간이었기도 했습니다. ㅜㅜ

몇몇 메이저 언론사들의 고압적인 태도도 매우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특히 왼쪽 사진에 보이는 눈가린 카메라맨 아저씨는, 같이 나온 KBS 기자들에게 
'거참 질문좀 빨랑빨랑 해라!'며 기자들 다 있는데 호통을 치더군요. 
게다가 섹션중 계속 말을 끊으며 슬라이드를 꺼달라느니 뭐 어떻게 해달라느니, 마치 무슨 군림하는 자의 액션을 취하더라구요... 거참...

기자간담회가 끝난 후, 개별적 질문 시간과 함께 식사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전 뭐 궁금증을 모두 해결한 셈이니 유유히 밥을 먹으러 갔죠. 맛있는 식사에 음료와 커피, 꽤 맘에 드는 기념품까지... 만족스러운 기자간담회였어요. 
하나 아쉬웠던건, 기자들 중에서 Mac을 쓰는 사람은 제가 유일하더라구요......
구글코리아의 점심식단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하겠습니다. 
이거 기대하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