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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minal

0엔짜리 iPhone이 의미하는 것

며칠 전, 일본 소프트뱅크 모바일에서 2년 약정이 걸린 iPhone 3G 8GB를 '0엔'에 판매한다는 기사가
한국 포털 뉴스 등 인터넷에 떴다. 같은 약정 조건의 16GB 제품은 1만1520엔(약 18만원)이라고 한다.  

일본 소프트뱅크 모바일 홈페이지에 걸린 광고를 캡처한 그림

일본 소프트뱅크 모바일 홈페이지에 걸린 광고를 캡처한 그림



한국의 기사들은 한결같이 'iPhone의 굴욕'을 외치며 iPhone의 몰락을 이야기하고 있다.
'동영상 촬영이나 DMB TV 수신 등의 기능도 없는 iPhone'의 아시아권 판매 실적이 부진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혀를 끌끌 차는 듯한 기사를 올린 사이트도 많다.

근데, 과연 그럴까?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국내 기업들은 제품이 잘 팔리지 않거나,
신제품이 나와 기존 제품의 자리를 차지하면 기존 제품 가격을 대폭 인하해 판매한다. 심지어,
거의 반값
정도로 가격을 후려쳐 재고 물량을 빼기도 한다. 그런데 애플이 자기들의 제품을 어떤 물건이 안팔린다고
가격을 후려치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삼성 플래시 메모리를 애플이 대량 매입했다'는 루머에 기초해
애플의 재고 떨이 정책이라는 가설을 세우는 새로운 iPhone이 나올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루머성
내용도 별로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
정말 그렇다면 0엔 iPhone, 0달러 iPhone, 0유로 iPhone도 있어야 당연한 거겠지? 일본 로컬라이징
모델도 아닌, 전 세계에서 잘 팔려나가고 있는 iPhone을 굳이 일본에서만 소위 '땡처리'를 하고 있을
이유가 애플에게는 '눈꼽만큼'도 없다.

소프트 뱅크 모바일의 '0엔 iPhone 공세'에 대한 이유는 단 하나, iPhone을 이용한 사용자 유치의
떡밥
을 뿌리기 위함이다. 일본에서 iPhone은 분명히 약세이지만, 굉장히 매력이 있는 제품임에는 분명하다.
일본 실정에 맞는 기능도 추가돼 있지 않지만, AppStore에서 일본 사용자들이 원하는 기능을 탑재한
어플리케이션을 무료 또는 유료로 공개한다면
일본 사용자들의 고충 역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언제 나올지 요원하지만, 일본에서 (언젠가는 들어오게 될) 한국의 iPhone 시장을 본다.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AppStore가 있는 한 한국 시장의 커스터마이징이나 로컬 소프트웨어 등은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지 않겠는가.
단, 언론들이 기업과 결탁해 악의성이 있는 기사들을 뿌려대지만 않는다면...